과거 공급망의 가장 큰 위험은 공급 불안정성과 수요 예측의 불확실성으로, ESG 요소는 중요하게 인식되지 않았다. 그러나, 국제기관들이 가이드라인과 제도화한 규제를 통해 ESG를 강제적, 적극적 의무로 바꿔놓기 시작했다. 다양한 규제 속에서 공급망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려면, ESG 규제 및 평가 항목을 면밀히 해석해야 하고, 관리항목과 지표를 정확하게 세팅해야 한다. 이번 호에서는 ESG 공급망 관리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전문가를 통해 살펴보려 한다.
Q1. 공급망 관련 규제는 과거와 어떻게 달라지고 있나요?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공급망 상의 이슈는 품질, 비용 및 납기에 집중되던 기존의 협력업체 관리범위를 넘어 전 공급망 상의 업체가 인권, 환경, 지배구조와 관련한 지속가능 저해요소를 관리하도록 규제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그 결과 공급망 리스크는 도덕적 책임 문제를 넘어 손익, 법률 소송 대응, 비즈니스 관계 유지 및 투자 관점을 포괄한 전통적인 재무적 가치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력을 확대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공시와 인증 사항이 실제로 지켜지고 있는지 실사를 통해 모니터링하도록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또한 ESG 관련 패널티가 강화되고 소비자 및 시장 요구가 강해짐에 따라 공급망관리의 관점은 ESG 리스크 사전대응 및 회피를 통한 사업 안정성 확보가 핵심 목표로 되어가고 있습니다.
Q2. ESG 공시 의무화에 대한 규제 현황은 어떠한가요?
먼저 ESG 공시 의무화는 단기 내 대응이 시급한 사안입니다. EU의 지속가능보고는 2024년 정보를 활용해 2025년부터 공시 의무화가 확정됐습니다. 이에 더하여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는 보고 내용에 대한 인증 의무화도 확정된 상태입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는 호주, 뉴질랜드, 일본, 중국, 대만, 싱가포르,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에서 공시 의무화가 예정되어 있고,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에서는 인증 의무화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유럽의 공급망 규제, 특히 CSDDD(지속가능성 실사 지침)는 EU 시장 내 활동하고 있는 일정 규모의 비 EU 기업을 대상으로 인권 및 환경 실사 의무를 부과합니다. 또한 CSDDD 대상 기업과 비즈니스 관계에 있는 기업까지 연결되어 실사 사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적용 대상인 비 EU 기업은 CSDDD에 따른 활동과 관련된 연간 보고서를 기업 웹사이트 내 게시할 필요가 있으며, 유럽 내 국가별 규정(예: LkSG) 준수를 위한 새로운 요구 사항이 등장할 수 있으므로 지속적인 확인이 필요합니다.
Q3. 국내 기업들은 공급망 규제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요?
기업은 공급망 규제의 해석, 평가 대응, 관리 및 개선의 관점에서 공급망 관리 대응체계를 구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규제의 해석 및 대응 수준을 정의해야 합니다.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국가별 공급망 관리 정책은 대상, 관리 요소, 법적 구속력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수출 기업은 복수의 국가에서 제시하는 상이한 법적 기준을 해석하고 대응해야 하므로 대응 기준 정립에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발효 시점이 다르고 의무 대상 기업도 단계적으로 확대되어 가는 중이므로 정기적인 업데이트가 필요하며, 법적 구속력에 따라 대응 수준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현지 법안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기업별 공급망 평가 대응 및 보고 표준을 확립해야 합니다. 2개 이상의 거래 기업으로부터 2개 이상의 평가에 대한 일정 수준 이상의 등급이 요구되는 경우도 많은데, 평가 대상과 주제가 상이하고 주기적인 갱신이 필요하므로 체계적인 평가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평가 표준은 규제 기관의 가이드를 준용하여 개선되므로 규제 해석이 선행된다면 평가 기준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공급 업체를 위한 다양한 국제 표준을 획득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한 ISO26000, 환경경영 시스템에 대한 국제 규격 ISO14001, 사업장 안전 보건에 관한 ISO45001 등 각 산업에서 요구되는 다양한 국제 표준을 획득하도록 가이드를 받고 있는데 이는 초기 인증과 인증 유지 활동을 위한 체계적 관리 환경이 마련되어야 하며 ESG 대응 시 공급망에 속한 기업들이 갖추어야 할 중요한 영역 중 하나입니다.
셋째, 공급망 평가 및 관리 체계를 정립하는 것입니다. 원청사는 협력 업체 평가 및 실사를 통하여 개선 과제를 도출하고 개선 활동 수행 및 후속 조치가 이루어지는지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따라서 평가 표준을 수립하고 유관 데이터 및 협력사의 평가 대응을 위한 정보 취합을 위한 데이터 표준화와 관리 체계를 확보해야 합니다. 협력 업체 역시 ESG 리스크 관리 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중소업체가 ESG 리스크 관리를 위해 필요로 하는 교육, 코칭, 데이터 확보 등에 대한 자체 역량을 보유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이에 대한 원청사 및 정부 지원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합니다.
공급망 관리를 위한 핵심은 규제 및 실사 의무를 넘어 비즈니스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있습니다. 단기에는 ESG 공시 의무 대응, 공급망 평가 및 인증 대응 등 규제 대응 방안이 시급하지만 실질적인 탄소 배출 개선, ESG 리스크 해소 등 지속 경영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넓은 시각에서 해결안을 고민해야 합니다.
<이 칼럼은 지난 동아비즈니스리뷰(DBR) 2024년 5월호에 발간된 '하면 좋았던에서 안 하면 끝장으로 ESG 위기관리가 공급망 유지의 주축'을 바탕으로 정리되었습니다.>
MC4 이승근 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