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활용하여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선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함과 동시에, 고객과 직원 경험까지 혁신하는 ‘인공지능 트랜스포메이션(AI Transformation, AX)’이 주목받고 있다. 빠르게 진화하는 AI를 업무와 서비스에 적용하는 금융기업 또한 증가하면서 안전하고 효율적인 AI 활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AI에 주목하는 금융권
금융서비스는 이미 전산화된 금전이 무형으로 이동한다는 속성을 지니며, 스마트폰 등장 이후 디지털 혁신이 발현된 금융산업에서 AI에 주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또한 핀테크와 비금융사의 금융업 진출로 경쟁도가 높아지는 금융권에서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여 편리성과 접근성을 높인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출시할 필요성이 점증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NVIDIA)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서비스 기업들은 운영, 리스크 및 컴플라이언스 등 핵심 비즈니스 영역에 AI를 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업계를 선도하고 고객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금융권의 AI 적용과 고도화는 지속될 전망이다.
AI 투자와 활용을 확대하는 글로벌 금융사
글로벌 상위 50개 은행의 AI 관련 투자 비중은 2014년 0.2%에서 2023년 4.0%로 크게 증가했으며,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Databricks, 4Paradigm, ContentSquare 등 다양한 AI 기업에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핀테크 기업 중에는 Stripe, Perfios 등이 AI 역량을 인정받으면서 한파가 불어온 투자 시장에서 상당한 규모의 후기 단계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국내외 금융사의 AI 활용 또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조직 내 인사 및 리스크 관리부터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프론트(Front)-미들(Middle)-백(Back) 오피스 전반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프론트 오피스에서는 대표적으로 뱅크오브아메리카가 2018년 AI 기반 금융 비서인 ‘에리카(Erica)’를 출시하여 문자와 음성 대화를 통해 365일 실시간으로 고객을응대하고 있으며, 미국 자산운용사 뱅가드는 AI를 기반으로 종합 자산관리 관점의 맞춤형재무설계 자문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미들 오피스에서는 디지털 결제 증가에 따른 사기 탐지 시스템과 컴플라이언스 준수에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2024년 2월 마스터카드는 생성형 AI로 금융 사기를 적발하는 모델을 출시하여 사기탐지율을 평균 20% 개선했고, 씨티은행은 AI를 통한 규제 컴플라이언스 프로세스 간소화 작업을 진행했다. 백 오피스에서는 특히 스위스리, 다이도생명보험 등 보험사를 중심으로 개인 재무, 건강 데이터 등을 통해 고객 위험평가 및 계약인수 심사, 부정보험금 청구 탐지, 지급 프로세스 자동화 등에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본격화된 AI 시대, 리스크 우려와 책임 있는 AI 활용 화두
한편 AI 활용 영역이 확대되면서 데이터 편향과 차별, 개인정보 유출 등의 리스크 우려가 점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AI의 잠재 리스크 최소화를 위한 ‘책임 있는 AI(Responsible AI)’가 화두로 떠올랐다.
AI의 잠재적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수단으로 AI 거버넌스 체계 구축에 대해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기업 내부적으로 AI 개발·이용·관리와 관련한 프로세스별 다각적 리스크 검토 과정이 필수적이다.
국가적으로도 AI 기술을 촉진함과 동시에 윤리적이고 책임 있는 AI 사용을 위한 AI 가이드라인, 프레임워크, 법안이 마련되는 모습이다. EU에서는 AI가 생성하는 위험 수준에 따라 차등적으로 규제하는 AI 법(AI Act)이 2024년 3월 의회를 통과했으며,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이 2023년 10월 규제와 혁신을 함께 추구하는 AI 규제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싱가포르 통화청은 금융분야 AI 및 데이터 분석 활용에 관한 14개 FEAT* 원칙을 제시하는 등 AI 활용에 대해 구체적인 지침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AI 산업 발전과 안전한 사용을 위한 다양한 정책이 논의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금융권의 AI 접목을 통한 지속적인 혁신과 안전한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마이데이터 2.0 추진 방안이 공개되면서 AI 기반 초개인화 통합 솔루션이 촉진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금융서비스 제공 기업은 AI 시대의 상품, 서비스 제공 방식, 고객 접점을 재정의하고 AI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업무 혁신과 지능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 금융권 기업은 AI 활용 목적을 명확화하고 보안과 윤리 측면을 고려하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AI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
*FEAT (Fairness·Ethics·Accountability·Transparen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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