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조립완구업체인 〈레고(LEGO)〉의 창업자는 목수 출신이다. ‘레고’라는 이름은 덴마크어 ‘잘 놀다(LEg GOdt)’에서 따온 것이다. 특히 “최고만이 최선이다(Det bedste er ikke for godt)”, 이 말은 레고의 경영 철학이자 사훈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창업자의 철저한 품질 철학을 반영한 것이다. 이 회사는 ‘놀이를 통한 배움의 글로벌 힘’이라는 비전 아래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까지 아우르는 독특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인류가 만든 최고의 기계라 평가받는 벤츠의 경우를 보자. 여기에는 매우 흥미로운 스토리가 있다. 애당초 두 명의 독일인이 의기투합해서 만든 다임러 벤츠 AG사가 나중에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라는 이름을 쓰게 된 연유는 다임러사의 판매 대리인이었던 에밀 예리네크라는 사람 때문이었다. 어느 날 그는 15살 난 딸을 태우고 파티에 다녀오는데, 평소 자기 딸을 좋아하던 귀족의 아들이 백마를 타고 따라오면서 속삭였다고 한다. “사랑하는 메르세데스양! 당신이 타고 있는 멋진 이 백색 다임러 차도 그대처럼 아름답소. 이 차도 당신처럼 메르세데스라고 부르고 싶소.” 옆에서 듣고 있던 예리네크는 “바로 이거다” 하며 무릎을 쳤다. 그 후 메르세데스 다임러라고 이름 붙여진 이 차는 각종 자동차경주에서 상을 휩쓸기 시작했고, 1926년 다임러 자동차가 벤츠와 합쳐지면서 메르세데스 벤츠로 이름을 바꾸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 이것은 당시 설립자 중 한 명인 고틀리프 다임러의 말이다. 그는 독일의 기계공학자이자 기업인으로 4행정 내연기관 자동차를 발명한 인물이다. 오늘날 벤츠의 브랜드 슬로건인 “The Best or Nothing” 또한 이러한 정신을 이어받아 최고의 자동차임을 뽐내고 있다.
이처럼 세계적인 제품 명가(名家)들은 무엇보다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 초창기 고급 말안장과 마구 용품을 만들어 세계 각지 왕실과 귀족들에게 공급하던 기업이었지만 마차가 사라지고 자동차가 등장할 무렵에 가죽 핸드백을 만드는 명품회사로 변신한 〈에르메스(Hermes)〉가 좋은 사례다. 1956년 모나코 왕비, 그레이스 켈리가 임신 중에 들었던 백(프티 삭 오트, 나중에 켈리백으로 불림)으로 완전 유명해진 에르메스의 로고에는 ‘뒤끄’라 불리는 사륜마차와 말, 마부가 있다. 이 마차는 탑승자가 직접 말을 모는 것인데, 에르메스는 우아한 마차와 말, 빛나는 마구를 제공할 뿐이며, 마부는 고객을 기다리는 에르메스를 의미한다. 과연 최고만이 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