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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드백을 견디는 기술: 구분하고 거리 두기

      우리 인생은 끊임없는 평가와 피드백의 연속이다. 학창 시절에는 시험으로 평가를 받았고, 사회인이 된 후에는 상사와 동료로부터 다양한 형태의 피드백을 마주하게 된다. 이를 성장을 위한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현명하게 대응하고 싶지만, 실제로는 마음이 상하고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
      이번 호에서는 심리 전문 상담가의 시선을 통해, 피드백에 흔들리지 않으면서도 이를 효율적으로 받아들이고 스스로의 성장으로 재정의하는 방법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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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통스러운 성찰의 시간: 피드백

      직장인에게 ‘피드백’은 가장 고통스러운 성찰의 시간입니다. 특히 인사평가 시즌의 피드백은 단순한 업무 검토를 넘어, 나의 존재 자체가 부정당하는 듯한 ‘자기애적 상처’를 남기곤 합니다. 이때 많은 직장인들은 심리적 마비 상태에 빠집니다. 반박하고 싶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고, 수용하려 해도 마음이 따라주지 않습니다. 이심리적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평가자를 ‘심판자’가 아닌 ‘동맹’으로 전환하기 위해 필요한 세 가지 전략을 제안합니다.

      # 평가자를 동맹자로 전환하기 위한 세 가지

      첫째, 존재(Being)와 행위(Doing)를 구분하십시오. 우리는 종종 ‘내가 한 일’에 대한 평가를 ‘나라는 사람’에 대한 심판으로 오독합니다. 피드백은 특정 기간, 조직의 기준에 따라 측정된 ‘업무적 행위’의 기록입니다. 이는 급변하는 매크로 환경이나 조직의 자원 등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변수들이 개입된 결과물입니다. 평가가 당신의 인격이나 미래의 가능성이라는 ‘존재적 가치’를 규정할 수는 없습니다. 저평가나 부정적인 피드백은 이번 시즌의 ‘업무 방식(Doing)’이 조직의 요구와 어긋났다는 신호이지, ‘당신(Being)’이 가치 없는 존재라는 사형선고가 아닙니다.

      둘째, 관찰자와 행위자의 시차를 인정해 보세요. 피드백 과정에서 상사와 충돌하는 이유는 서로 서 있는 심리적 좌표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심리학의 ‘관찰자-행위자 편향(Actor-Observer Bias)’은 이 갈등의 실체를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행위자인 나는 결과의 원인을 업무량이나 지원 부족과 같은 ‘상황적 요인’에서 설명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관찰자인 상사는 동일한 결과를 개인의 역량이나 태도와 같은 ‘기질적 요인’으로 해석하기 쉽습니다. 상사의 비판을 나를 향한 공격으로 받아들이기보다, “관찰자라는 위치적 한계 때문에 저렇게 보일 수밖에 없겠구나”라고 이해하는 심리적 여유가 필요합니다. 상사는 당신의 내면을 보는 것이 아니라, 외부로 드러난 파편적인 행위만을 관찰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 ‘건강한 소외’를 통해 주체성을 회복해보세요. 피드백의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비결은 역설적으로 ‘건강한 소외’에 있습니다. 상사가 지적한 ‘행위’의 데이터를 수용하되 그것이 내 ‘존재’ 안에서 침투하지 못하도록 방어막을 치는 것입니다.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나면, 리더의 시선은 나를 낱낱이 파헤치는 두려운 응시(Gaze)가 됩니다. 하지만 상사 또한 조직의 시스템과 더 높은 권력의 응시 앞에서 긴장하고 결여된 주체일 뿐입니다. 상사의 날카로운 시선을 나를 향한 심판이 아닌, 조직이 요구하는 ‘기표’(성과지표, 보고 형식, 우선순위 등)들로 드라이하게 번역하십시오. ‘그가 나를 어떻게 볼까’ 전전긍긍하는 시선에서 벗어나, ‘시스템 안에서 내가 무엇을 조정하고, 어떤 자원을 요청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이동할 때, 당신은 다시 주체의 자리를 회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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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율을 위한 전략적 동맹자

      피드백의 궁극적인 목표는 조율입니다. 상사를 두려운 평가자가 아닌, 회사라는 게임판 위에서 문제를 함께 풀어가는 ‘전략적 동맹(Alliance)’으로 재정의해보세요. 당신은 여전히 그 책을 써 내려가는 유능한 저자(Being)이며, 이번 평가는 단지 다음 장을 더 정교하게 쓰기 위한 편집자의 까칠한 메모(Doing에 대한 피드백)일 뿐입니다. 피드백을 견디는 힘은 강해지는 데서 오지 않습니다. 구분하는 능력, 그리고 거리 두는 기술에서 옵니다.




      Profile
      설진미 삼정KPMG 전임 심리상담사

      성균관대학교에서 임상심리학 박사과정을 수료했고, 고려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임상심리 레지던트 과정을 마쳤으며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임상심리실에서 슈퍼바이저로 경력을 쌓았다.
      현재는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책임연구원으로 10년간 일하며 심리상담, 조직컨설팅, 강좌 및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한국형 표준자살예방교육 프로그램 개발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다양한 조직에 속한 직장인들을 만나 삶의 불안과 고통, 갈등을 성찰하고 성장을 모색해 왔으며, 조직문화를 보다 ‘건강한’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데 관심이 있다.